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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8일에 헌법재판소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결정이 나온 뒤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로 인해 말들이 많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 대부분이 (너무도 당연히^^) 비난하며 반대하는데요, 기독교계에서도 목소리를 보태고 있지요. 왜 그런지 아시지요? 지금 병역거부로 인해 실형을 받은 사람들의 99.2%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거든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젊은이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될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것입니다. (어떤 목사님은 "헌재가 이단 종교집단을 법적으로 인정해줬다."라고 까지 주장하시더군요. --;;) 


  일단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을 좀 바꾸면 좋겠습니다. 왠지 군대를 거부하면 양심적이고 군대를 가면 비양심적이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게끔 하거든요. (실제로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그런데 헌법에서 말하는 양심은 '착한 마음'이 아니라 그냥 '마음의 소리'입니다. 그러니까 군대 가지 말아야겠다는 진지한 마음의 소리에 따라 군대를 거부하는 것을 '양심적 병역거부'라고 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군대 가야겠다는 진지한 마음의 소리에 따라 군대를 가면 '양심적 병역이행'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양심적 병역거부'는 그냥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정도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길거리에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두 사람씩 짝을 지어서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전도하는 것이 주된 전도 방법이었는데 요즘에는 번화한 거리에서 말끔하게 입은 두 사람이 가판대에 책을 꽂아 놓고 그냥 조용히 서 있더라구요. 눈이라도 마주치면 공손하게 인사하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해서 실제로 전도가 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호감도는 좀 상승한 것 같기도 합니다.

 

  여호와의 증인은 기본적으로 국가를 사탄의 세력의 일부로 봅니다. 그래서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투표도 하지 않지요. 유엔도 인간들이 하나님의 왕국을 무시하고 만든 모임이기 때문에 '붉은 빛 짐승'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은 1914년에 이미 재림하셨으며, 곧 아마겟돈 전쟁이 일어나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믿지요. 

  참, '피를 먹지 말라'는 레위기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지키기 위해서 수혈을 거부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수혈을 받을 경우 출교 처분까지 받습니다) 지금 한국에 10만 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어쨌든 대체복무제는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2일에 국방부에서 검토안을 밝혔는데요, 대체복무 기간은 36개월로 하고 복무기관은 교도소나 소방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두 기관 모두 인력난이 심해서 대체복무자 배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하네요. 

  기독교계에서도 의견을 제시했는데요, 육군 복무기간의 2배 이상을 군부대 내에서 합숙해야 하고 지뢰제거 등의 평화적 활동이나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훈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지요. 그러면서 허위로 증명서를 발급하는 종교인이 있으면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깨알같이 첨부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병역 거부는 기독교의 전통에도 들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누가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돌려대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지키려고 하는 평화주의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존 스토트 목사님이나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님도 기독교 신앙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분들입니다. 지금도 정통 기독교 신앙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극소수지만 있고요. 

 

   초기 기독교는 이런 평화주의 전통이 강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있었고, 로마 군대는 황제를 신으로 숭배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웠거든요. 실은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도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서기 295년에 북아프리카의 막시밀리아누스라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군대를 갈 수 없다고 주장하다가 처형을 당했거든요!

  그 후 기독교가 공인 되면서 현실적인 입장이 많이 반영되어서 '정당전쟁 이론'이 나오게 되었고, 지금도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찬성하지만 (아,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자면 저는 26개월 육군 생활을 했습니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대체복무제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저의 성경 해석 및 적용만 옳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호와의 증인이 늘어날까봐 대체복무제를 반대하는 것은 솔직히 너무 없어보입니다. 그것 때문에 여호와의 증인이 되겠다는 사람이 있어봐야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니, 개인의 신념 vs 국민의 의무, 평화주의 vs 정당한 전쟁 이라는 거대한 담론 사이에 '이단 주의'라는 카드를 슬쩍 끼워 넣는 것 자체가 너무 낮은 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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