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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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 Too' 운동이라고 들어보셨지요?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가해자를 고발하는 행동입니다. 아무래도 성에 관한 문제이다보니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서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지요. 

   원래 'MeToo'라는 말 자체는 2007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이 운동이 확산된 것은 작년 10월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수십 년 동안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기사가 뉴욕 타임즈에 실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지요. 굉장히 많은 여성들이 자신도 피해를 입었다면서 고발에 동참했거든요. 심지어 우리도 잘 아는 기네스 펠트로, 안젤리나 졸리 같은 유명한 여배우들도 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것을 공개했습니다. 그 이후 세계적으로 이런 고발이 이어지고 있구요. 


   그런데 며칠 전 우리 나라 현직 검사가 자신이 8년 전에 장례식장에서 상사에게 심한 성추행을 당했고 이것을 문제삼자 검찰에서 인사 불이익을 주었다는 것을 검찰 내부망에 실명으로 (가해자 피해자 모두 실명입니다) 올리면서 검찰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처음에는 미적지근하게 반응했다고 하더군요. 뭐, 그럴줄 알았습니다) 억울했지만 한국 조직의 분위기에 눌려서 말도 못하고 있다가 미투운동을 보면서 용기를 냈다고 하지요. 이제는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는 등 사회 전체를 흔드는 대형 사건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성에 대해서는 교회도 문제가 많지만요ㅜㅜ) 피해자가 JTBC에 나와서 사회자와 대담을 하던 중에 "가해자가 최근 종교에 귀의해서 회개하고 구원 받았다며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가해자는 이 사건이 아니라 검사들에게 돈봉투를 나눠준 일 때문에 작년 6월에 면직 처분을 받고 검찰을 떠났다고 합니다. 한창 잘 나가다가 그렇게 되었으니 당연히 좌절했겠지요? 그런데 그 후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작년 10월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세례를 받으면서 간증을 했더군요. 이렇게 말입니다.


   "나름대로 정직하고 깨끗하게 공직생활을 했고 주요 보직에 배치되어 순탄한 공직생활을 해왔다. 어리석게도 모든 것이 내 노력 덕이라 생각했다. 뜻하지 않게 그만두게 되었고 가족들이 고통 속에서 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내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나오면서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내리는 경험을 했다. 교만을 회개하니 예수님의 사랑이 느껴졌다. 이토록 교만하게 살아온 나를 사랑해주신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찬양을 올린다."

   

   이 영상이 SNS에 공개된 것입니다. (이런건 또 어떻게 금방 찾아냈는지..ㅜㅜ) 당연히 난리가 났겠죠? 기독교는 또 욕을 먹었을 테구요.

  제가 간증 영상을 보니 사실 '여검사 사건에 대한 언급이나 사과가 없어 위선적'이라는 비판은 조금 핀트가 맞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회개했다고 하는 부분은 이번 성추행 사건과 관계가 없었고 자신이 교만했다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아마 이 사건은 그동안 아예 생각도 안하면서 살았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회개는 피해자에게 해야 한다'는 말은 좀 핀트가 안맞는 것이지요. 차라리 '자기 죄도 기억 못하는 놈이 무슨 회개냐'라고 비판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하지만, "회개는 피해자에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 자체는 옳은 말입니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피해자에게'도' 해야 하지요. 당연히 회개는 하나님께도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만 회개하고는 용서받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제법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바깥에서 보기에 이런 모습은 정말 자기 위안 또는 회피에 불과하거든요. 


   진정한 회개는 먼저 잘못을 시인하고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돌이켜야 하고 피해를 입힌 사람이 있다면 사죄하고 보상해야 하지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감당해야 하구요. 그것이 진정으로 회개한 증거가 되는 것이고, 그런 사람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정죄함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회개의 증거 없이 하나님의 용서를 말하는 것은 그 거룩한 사랑의 표현을 싸구려로 만들어 버리는 일입니다.


   사실 죄의 고백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물론 '그 동안 하나님 없이 살았던 것'에 대해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이 회개의 본질이지만 동시에 구체적인 죄들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고 보상하는 일 또한 함께 진행해야 하거든요. 그냥 "그동안 내가 잘못 살았다."는 식으로만 이야기하면 많은 일들이 그냥 묻히게 되니까요. 특히 피해자의 눈물이 묻히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그 사람의 간증을 가짜라고 단정짓고 싶지는 않습니다. 고난을 당한 후 자신의 교만을 깨닫게 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만나게 되는 일은 많이 일어나니까요. 진심으로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정죄함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설사 그의 말대로 오래 전의 일이고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더욱 낮은 자세로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져야 하구요. 


   그것이 진짜 회개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받은 그리스도인의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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