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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 좋아하시나요?

   사실 학창 시절에 역사는 국사건 세계사건 '외울 것이 무지 많은 과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연도를 외우는 것이 고역이었지요. (뭐, 사실 그 덕분에 1392년-조선 건국, 1492년-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 1592년-임진왜란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겠지만요^^)

   그렇게 역사를 공부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가 현재의 세계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이해해야만 하니까요. 더 나아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국의 수상 처칠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도 없다"고 까지 이야기한 것이지요.)

   이 책의 저자 또한 학창 시절에는 세계사를 싫어했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성인이 되어 뉴스를 보다가 의문이 드는 부분을 찾아보면 오늘날 벌어지는 많은 논란거리들이 과거의 사건과 맥락이 닿아 있음을 알게 되면서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구요.

  

   세계사를 소재로 책을 쓸 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도 다양하겠지요? 시대순으로 사건을 죽 나열하는 방법도 있겠고, 인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겠지요. 철학이나 사상을 중심으로 풀어낼 수도 있겠구요. 저자의 창의성은 여기서 발휘되는데요, 음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세계사를 종횡으로 엮어 나갑니다. 그러면서 형식은 식탁에서 음식을 먹으며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체를 사용했구요. "얘들아, 간식 먹자. 엄마가 감자 쪘어. 맛있겠지?"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실제로 자녀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토대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내용을 좀 자세히 들여다 보지요. 첫번째 주인공은 감자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를 보면서 저자는 제일먼저 빈센트 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우리에게는 간식인 감자가 당시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고마운 작물이었다고 말이지요. 우리도 저자가 들려주는 감자 이야기를 따라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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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는 원래 남아메리카의 적도 부근에서 재배되던 작물인데 16세기에 스페인 탐험가들에 의해서 유럽으로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유럽사람들이 감자를 '악마의 과일'이라면서 기피했다는 것을 아시나요? 일단 감자가 땅속에서 자라니까 이미지도 좋지 않았고, 울퉁불퉁하게 생겨서 예쁘지도 않은데다가, 날것으로 먹다가 감자 싹에 있는 독소 때문에 배탈이 나기도 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1630년 프랑스의 의회에서는 "감자를 먹으면 나병에 걸리므로 재배를 금한다."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오스트리아와 7년 전쟁을 벌인 프로이센의 황제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의 애칭이 '감자 대왕'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1744년에 황제가 군대까지 동원해서 감자를 강제로 재배하고 보급했기 때문이지요. (그때까지도 사람들이 감자재배를 꺼렸다는 뜻이지요. 당시에 독일군은 돼지와 포로에게만 감자를 먹였다고까지 합니다.) 이후 감자가 널리 보급되고 군대 식량으로도 활약을 해서 프로이센이 7년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참배객들이 그를 기리는 묘석 위에 감자를 올려놓는다고 하더군요. 참 재미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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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이 책을 특히 좋아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하나는 과거의 역사와 현대의 문제를 연결한다는 것이구요, 또 하나는 약자의 시각으로도 세계를 본다는 것이지요. 그냥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죽 열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통해 어떻게 현재의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 지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책인 것입니다.


   저자가 감자에 대해 계속 이어가는 이야기를 더 들어볼까요? 저자는 2011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아일랜드를 방문해서 아일랜드 독립 추모 공원에 들러서 헌화하고 묵념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영국의 군주가 아일랜드 땅을 밟은 것이 100년 만의 일이라고 하네요. (한국과 일본 사이보다도 더 먼 것 아닙니까?) 왜 이렇게 두 나라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은 것일까요?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저자는 감자도 거기에 한 몫 했다고 소개합니다. 무슨 이야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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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가 영국의 식민지로 있던 1845년, 아일랜드에 병충해로 인한 '감자 대기근'이 일어납니다. 당시 감자는 아일랜드인의 주식이었습니다. 영국이 아일랜드의 작물들을 수탈해가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자는 그냥 놔두었기 때문이었지요. 이 때문에 1851년까지 계속된 감자기근으로 인해 800만명 인구 중에서 백만 명이 굶어 죽고 백만 명은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갔습니다. (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아일랜드인의 후손 중 한명이 존 F. 케네디라고 하네요. 오바마의 외가 쪽도 아일랜드계라고 하구요.) 그런데 영국인 지주들은 그 와중에도 원조는 커녕 아일랜드에서 계속 곡물을 공출해 갔다고 합니다. (일제 시대 때 우리의 쌀을 무지막지하게 공출해 간 일본이 생각나는 대목이지요.) 그래서 '감자를 망친 것은 신의 뜻이었지만, 대기근으로 만든 것은 영국이다'라는 말까지 있었다고 하네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는 이 대기근을 기억하기 위한 조형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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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후, 아일랜드인들은 더욱 거세게 독립운동을 했고, 결국 1920년에 축구 경기장에서 영국군의 발포로 선수와 관중 14명이 죽고 60여명이 부상한 '피의 일요일'사건이 일어나자 양국은 6개월 동안 전쟁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1921년 12월 6일 휴전을 맺고 아일랜드의 자치권을 인정하게 되지요. 그러나 아직까지도 앙금이 풀리지 않아서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IRA(아일랜드 공화국군)가 보통 테러리스트처럼 그려지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엄연한 독립군인 것입니다. 우리의 영웅 안중근 의사가 일본 입장에서 보면 테러리스트인 것처럼 말이지요.  

  

   자, 감자 하나로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며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게 하는 저자의 요리 솜씨가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런 식으로 바나나, 포도, 소금, 돼지고기, 빵, 후추, 옥수수, 차, 닭고기를 집어들고 그것에 얽힌 이야기들을 맛있게 풀어냅니다. 일종의 '세계사 먹방'을 보는 느낌이예요. 이런 독특한 방식과 묵직한 주제의식, 편안하고 깔끔한 글솜씨를 인정받아서 이 책은 제2회 창비청소년도서상을 받았고, 저자는 여세를 몰아 '옷장 속의 세계사','지붕 밑의 세계사'를 출간합니다. 의식주시리즈라고나 할까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 것도 참 좋겠고, 엄마들이 이 책을 읽고 식탁에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어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청춘이라면 소개팅 나갔을 때 식탁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도 있겠네요. 지적으로 보여서 호감도가 급상승할 것입니다. 너무 잘난척 하지는 않도록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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