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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노맹'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응답하라 1988' 시대의 분들이라면 들어보셨을 수도 있을텐데요.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 동맹'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사회주의 단체였습니다. 이 단체가 1988년에 창설되었었지요. 폭력 혁명을 꾀했다는 엄청난 죄목으로 해산되었지만 나중에 그냥 노동운동조직이었다는 것이 인정되어서 복권되었습니다. 


   당시 사노맹을 주도했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유명했던 사람이 오늘 이 책의 저자인 '박노해'입니다. 본명은 박기평이고, 박노해는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말을 줄인 것이지요. 

   박노해는 1984년에 27세의 나이로 '노동의 새벽'이라는 시집을 발간해서 유명해졌습니다. 노동자의 고단한 일상과 투쟁의 의지를 시로 표현했는데요, 정부의 금서 조치에도 불구하고 100만부 가까이 팔렸지요. 1991년에 결국 체포되어서 옥살이를 하고 1998년에 사면으로 석방되었고 이후 민주화운동유공자로 복권되었는데 나라가 주는 보상금을 받지 않았습니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라는 이유였지요. 그리고는 사회적으로 침묵하다가 2000년에 '생명 평화 나눔'을 기치로 한 시민단체인 '나눔문화'를 설립합니다. 노동해방투쟁을 하던 사람이 평화운동가로 변신한 것이지요. 


   그 후 박노해는 아프리카, 중동 등 가난과 분쟁 현장을 다니면서 평화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모습을 흑백 카메라에 담아서 사진전을 열지요. 이 책은 그가 2014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열었던 <다른 길>이라는 전시회를 열면서 출간한 사진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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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좋은 사진에세이가 엄청 많습니다.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사진과 글을 남기는 사람들도 많아졌구요. 사진도 멋지고 글도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박노해의 이 사진에세이는 뭐랄까요, 깊고 담백하며 따뜻합니다. 눈물이 많고 여립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그 무시무시한 혁명 투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지요. 그러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누리는 소박한 행복과 꿈을 잘 포착해서 사진과 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흑백사진들이어서 더욱 소박하며 동시에 묵직합니다.  


   소박하다고는 했지만 그냥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시인다운 감수성으로 짧지만 아름답게 생각을 담아내지요. 그리고 그 글들은 그냥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그리고 깊은 묵상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관찰자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동참하는 사람으로서 바라보고 있거든요. 


   저의 이런 건조한 글로 이 책을 소개하려니 좀 어색하네요.--;; 그의 따뜻하고 정갈한 글과 사진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몇개가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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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빛이 맑은 물에 그대로 비쳐

  '하늘 호수'라 불리는 타와르 호수.

  아버지는 고기를 잡고 아들은 낡은 배의 물을 퍼낸다.

  아버지와 아들은 고요한 호수처럼 말이 없어도

  서로의 몸짓에 의지하며 서로를 깊이 느끼는 듯하다.

  부모란 이렇듯 아이와 한 배를 탄 좋은 벗이 되어

  그저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고 삶으로 보여주며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사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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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레 호수 마을과 고산족 마을을 이어주는

  이 나무다리는 매년 우기 때마다 휩쓸려 나간다.

  장마가 끝나면 여러 소수민족이 함께 모여

  다시 다리를 세우고 잔치를 벌인다.

  해마다 새로 짓는 나무다리의 역사를 따라

  서로의 믿음 또한 시간의 두께로 깊어진다.

  오늘도 이 다리를 오가는 다양한 발걸음들은

  마치 오선지 위에 어우러진 음표들처럼

  가슴 시린 희망의 노래를 연주하고 있다.

  '함께 하는 혼자'로 진정한 나를 찾아

  좋은 삶 쪽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에게는

  분명, 다른 길이 있다.   


   


Comment '2'
  • ?
    임경희 2017.12.12 08:44
    세상에나, 글도 사진도 너무너무너무 좋네요......감사합니다!
  • profile
    송문영 2018.03.28 11:37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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