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궁금해요.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1969년, 미국 지역신문 칼럼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NASA과학자들이 인공위성의 궤도를 작성하기 위해 태양과 달과 주변 혹성들의 궤도 조사를 하던 중 컴퓨터가 멈추어버렸다. 원인을 조사해보니 계산상 하루가 없어졌음을 발견했다. 그때 한 사람이 여호수아 10장 12~14절에 여호수아가 아모리 군대를 멸하기 위해 해에게 명령하니 해가 중천에 머물러서 내려가지 않았다는 내용이 나온다는 것을 떠올렸다. 과학자들이 컴퓨터를 돌려서 여호수아 시대의 궤도를 조사했더니 23시간 20분동안 궤도가 정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곧 창조과학 소식지에 등장했고, 바다를 건너건너 우리나라에까지 상륙한 후, 많은 목사님들의 설교에 등장했습니다. 과학으로 성경의 기적을 증명했다고 말이지요.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지 않나요?

   사실 제가 들었던 이야기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계산을 해냈지만 아직도 여전히 조금 안 맞은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열왕기하 20장에 히스기야의 기도를 듣고 그림자가 10도 뒤로 물러난 것 때문이었다. 이로써 모든 것이 다 들어맞게 되었다." 이 버전으로 들으신 분들이 저 말고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 이야기는 사실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NASA도 이 질문에 하도 시달린 나머지 이런 계산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공식 발표를 했지요. 1989년에는 창조과학 소식지도 이 일화가 허구였다고 인정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교회에서는 이 이야기를 하는 목사님이나 선생님들이 계시지요. 으... 그러지 마십시오. 비웃음 당합니다..

 

   어쩌다 이런 웃지못할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저는 이 사건(?)은 과학으로 성경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낸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대에 들어 과학이 발전하게 되면서 하나님의 자리가 좁아진 것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신의 활동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냥 자연적인 현상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제 더이상 신이 필요없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제 사람들은 과학과 이성을 신뢰하게 되고, 과학으로 증명한 것들만을 진리로 받아들이며, 종교는 비과학적이고 따라서 우매하다고 공격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기독교의 반응은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성경이 과학적으로 증명된다는 주장입니다. 대표적으로 창조과학회의 입장을 들 수 있겠네요. 그들은 창세기에 나타난 연대를 모두 더해서 지구의 나이를 6,000~10,000년으로 상정합니다. 그리고 노아의 홍수로 인해 지구의 모든 지층들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하지요. 그리고 그에 반대되는 현대과학을 오류라고 공박합니다.

   이런 창조과학회의 활동은 한국에서도 인터넷 강의와 교회 강연, 서적들로 인해 꽤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창조과학회에서 주최하는 수련회에 학생들을 보내기도 하고, 창조과학회에서 발간한 교재로 주일학교를 가르치기도 하며, 강사들을 초청해서 강연회를 열기도 하지요. 그리고 매우 큰 은혜를 받습니다!

   하지만, 그 바람에 우리가 잃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일단 크리스천 학생들은 교회와 학교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진화론과 빅뱅, 45억년 된 지구의 역사를 배우고, 교회에서는 6일창조와 홍수, 창조론을 배우지요. 당연히 혼란스러울 것이고, 믿는 부모님께 여쭤보면 적절한 대답을 들을 수 없게 되지요. 그리고 교회에서는 세상이 무신론적인 생각이 가득해서 성경을 부정하기 때문에 과학을 믿으면 안되고 성경을 믿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은 과학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적대적이 되거나 주눅이 들게 됩니다. 나중에 성장한 후에는 반대로 성경에 귀를 닫는 경우도 많이 생기지요.

   또한 비기독교인들은 매우 비과학적인 주장을 하는 기독교를 무지몽매한 집단으로 봅니다. 그리고 그들은 복음에 귀를 닫아버리지요.

 

   저는, 과학과 기독교는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연법칙을 만드신 분도 하나님이시잖아요.) 과학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작품들과 그 창조의 원리들을 밝혀내고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요. 사실 기독교는 오래전부터 성경과 자연을 하나님이 주신 두 개의 책으로 이해하고 함께 읽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두 개의 책을 잘못 읽는 경우가 많아서 성경과 과학이 모순되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성경을 과학교과서로 읽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은 당대 사람들의 과학 지식의 한계 내에서 기록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성경이 물론 하나님의 책이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책이기 때문에 그 시대 사람들의 지식과 한계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성경은 우리와 관심사가 매우 다릅니다. 우리는 과학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숫자의 정확성이나 재료에 대한 정보 등에 관심이 많지만 성경은 그렇지 않지요. 예를 들어 창세기 1:1에서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선언할 뿐, 그것이 45억년 전인지 138억년 전인지 6000년 전인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천지를 만드셨다고 선포할 뿐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과학책이라고 보기보다는 신학책이며 역사책이라고 보기보다는 문학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과학적인 내용이나 역사적인 내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객관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보다는 신학적인 의도에 따라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이런 맥락에서 여호수아서에 기록된 '해가 중천에 멈추었다'는 기록은 이스라엘이 아모리 군대를 이길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기적적인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일이 정확하게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가 멈춘 것처럼 보일 정도로 밝아졌을 수도 있겠고, 이스라엘 사람들의 눈이 밝아졌을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자전이 멈춘 것은 아닐것 같네요. 그랬다가는 전투가 있던 그 지역뿐 아니라 지구 전체적으로 엄청난 생태계의 파괴가 이루어졌을 테니까요. (그것도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막으셨다고 주장해버리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사실, 과학과 종교의 관계는 참 많은 의견들이 있고, 꽤 철학적인 부분도 많아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과학도 잘 모르고 성경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ㅜㅜ

   하나님께서는 기적과 자연법칙을 모두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어가십니다. 그런데 그 기적이 반드시 과학으로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 (사실, 예수님의 부활도 결국 증명할 수는 없는 영역 아닙니까?) 믿음이란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를 반드시 과학으로 증명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오히려 불신앙의 태도일 수 있겠지요. 성경도 과학적이라고 '증명'해서 복음을 전하려는 의도는 선하다고 하겠지만, 어설픈 증명시도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과학적인 태도 혹은 강압적이고 편협한 모습은 오히려 비기독교인들의 비웃음을 사기 쉬우며, 하나님의 역사의 수준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창조세계에는 하나님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과학을 통해 성경의 저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결과 하나님을 떠나게 되었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들 (예를 들어 우리들)은 하나님의 섭리의 오묘함에 더욱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과학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더 많은 것들을 밝혀 낼 것입니다. 하지만 도저히 과학으로 밝혀 낼 수 없는 것들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구요. 그런 과학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대화하면서 이성의 한계를 인정하고 사랑으로 섬기는 것, 그것이 바로 지성적인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요?

 

캡처.JPG

 

  

 

  

  

 

    

  

Comment '2'
  • ?
    김충혁 2015.05.07 19:10
    교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이상 고민해본 경험적 내용이네요. 그래도 전 아이들에게 창조론을 믿으라고 이야기 해줍니다.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하진 못했지만 보지않고 믿는 믿음이 크다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다고 하면서요...
  • profile
    장영기 2015.05.07 23:07
    저도 당연히 창조론이지요^^ 제가 말씀드린것은 '어떻게 창조하셨는가'에 대한 부분에서 다양한 과학적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에요. 과학과 믿음이 반드시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41 한기총이 뭐하는 데에요? 1 2014.05.28
40 한국교회 연합기구 file 2017.09.27
39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2014.04.25
38 하나님께 회개하면 끝일까요? 2018.02.02
37 하나님 이름이 뭐예요? 1 file 2014.05.01
36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점(2) - 마리아 (2) 3 file 2014.09.30
35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점 (7) - 성경과 전통 2014.12.02
34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점 (6) - 외경 2014.11.18
33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점 (5) - 사제 2014.11.07
32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점 (4) - 미사와 성례 2014.10.21
31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점 (3) - 연옥 1 file 2014.10.08
30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점 (1) - 마리아 2014.09.23
» 지구가 멈춘 적이 있다구요? 2 file 2015.05.07
28 장로교를 알아봅시다~ (3) - 장로교의 분열 1 2017.03.21
27 장로교를 알아봅시다~ (2) - 교리 2016.12.27
26 장로교를 알아봅시다~ (1) - 정치구조 1 2016.10.25
25 장로교, 성결교, 침례교... 뭐가 이렇게 많아요? 2016.08.19
24 일제의 식민지배는 정말 하나님의 뜻인가요? 1 2014.06.16
23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사(4-마지막회) 4 file 2014.08.29
2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사 (3) 1 file 2014.08.21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