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영화도 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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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휴 코너 제목이 '가끔은 영화도 보셔야죠?'인데 9개월만에 쓰게 되었네요ㅜㅜ 이래저래 영화도 못보기도 했고, 글을 쓰기는 더 어렵기도 했고 그랬습니다. (물론 핑계입니다^^)


  이 영화는 포스터 문구처럼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 6월 항쟁을 그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박종철 고문치사부터 이한열의 죽음을 거쳐 6.29선언에 이르는 시간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지요. 너무 심각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데도 의외로 군데군데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이 배치된, 연출이 매우 잘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1000만을 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네요. 720만에서 멈췄거든요)


  저는 이 영화에서 딱히 주인공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하정우,문성근,김윤석,유해진,설경구,강동원 등 쟁쟁한 배우들이 나오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극 전체를 이끌어가기보다는 일정 부분만 이끌어 가거든요. 전반부에는 하정우가 중요하게 나오길래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초반에 사라지고, 후반부에는 강동원이 좀 이끌기는 합니다. (오히려 악역을 맡은 김윤석과 유일한 허구인물인 김태리가 전체를 끌어가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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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당시 직선제를 이끌어 냈던 것이 한 두명의 힘이 아니라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감당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려 했던 검사, 고지식하지만 물고문의 진실을 밝히는 편지를 감옥 밖으로 배출해준 교도관, 탄압에 굴하지 않고 사실대로 기사를 쓰기 위해 뛰어다녔던 기자, 종교를 뛰어 넘어 민주화를 위해 협력했던 목사와 신부, 스님들, 그리고 데모에 나선 수많은 학생들과 시민들, 백골단에게 쫓기는 그들을 숨겨준 상인들... 모두가 있었기에 꿈같은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작년 촛불집회도 그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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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 영화에서 기독교의 두 얼굴이 나온다는 것을 아시나요? 

  일단 당시 민주화운동의 성지 중 하나였던 향린교회가 등장합니다. 경찰에게 쫓기고 있던 김정남(설경구 역)을 숨겨주는 곳으로 등장하지요. (촬영에 관한 뒷이야기가 있는데요, 영화에서는 향린교회의 이름을 향림교회로 바꾸었습니다. 촬영도 다른 교회에서 했구요. 그런데 교단도 한국 기독교 장로회에서 대한 예수교 장로회 합동으로 바꿨더라구요. 그래서 향린교회 교인들이 좀 서운해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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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을 잡으러 들이닥친 공안경찰들에게 향림교회 목사님은 당당하게 맞서서 소리칩니다. 

   "이곳은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당장 나가세요!"

  크~ 카리스마가 작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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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바로 이렇게 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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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에게는 목사가 아닌, 빨갱이였을테니까요.

  이런 목사님이 계시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전혀 엉뚱한 곳에서 기독교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이 장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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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은 박종철을 물고문할 당시 현장에서 감독하고 있던 경위입니다. 지금 바로 옆에서 박종철을 물고문하고 있는 거지요. 그런데 이 사람이 보고 있는 책제목이 뭔지 보이시나요?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으악! 기독교 책을 보고 있는겁니다! 대학생을 물고문하는 장소에서 말이지요!!! 이 사람은 나중에 감옥에 갇혀서도 박수를 치며 찬송가 '걸어가세 믿음위에 서서'를 고래고래 악을 쓰며 불러댑니다.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리지 뭡니까..


  대체 이 코미디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것일까요? 이 사람이 믿는 '사랑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일까요? 향린교회 목사님의 하나님과 이 고문경위의 하나님은 같은 분이 맞는 걸까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내 생각대로 사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말씀으로 나를 바꾸기보다는 내 생각으로 말씀을 바꾸려고 하지요. 아니, 주일에는 말씀을 듣는 것처럼 앉아 있지만 월요일부터는 말씀을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복을 달라는 기도만 하지요. 

  이런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하나님을 이용하거나,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사탄으로 보는 '괴물같은 종교인'이 되기가 쉽습니다. 어쩌면 이 경위도 교회에서는 존경받는 집사님이었을지도 모릅니다ㅜㅜ 


  하나님은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신 분이십니다. 정의와 평화를 펼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 하나님을 믿는다면 물고문하는 현장에 앉아서 기독교책을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감독이 그리스도인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생각하는 예수님에 대한 장면이 나오거든요.

  김정남이 경찰들에게 쫓겨서 지붕으로 달아났다가 지붕에 매달리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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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안에 있던 김윤석이 창문을 통해 설경구의 모습을 어렴풋이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 창문은 예수 그리스도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였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는 이렇게 그 장면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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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예수님의 모습과 설경구의 모습이 위 사진처럼 겹치게 한 것이지요. 감독은 예수님은 억압하는 자가 아니라 억압받는 자 편에 계셨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지금도 교회는 억압받는 자, 가난한 자, 사회의 약자 편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가난한 자, 세리, 창녀, 나병 환자들과 함께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낮은 자들과 함께 계십니다. 고난 당하는 자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시며, 억울한 사람들의 분노를 만져 주십니다. 고향에서 쫓겨난 난민들과 함께 계시고, 애통하는 자들을 위로하십니다. 신음소리가 있는 곳이 예수님께서 계신 곳입니다. 


  지금 우리 교회는 어디에 서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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