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영화도 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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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레기'라는 말을 아시나요? 2010년대 초반부터 쓰이다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널리 퍼진 단어인데요, 수준 미달의 기자를 의미합니다.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인간성이 엉망이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기자들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 단어가 무엇무엇의 합성어인지 아시겠지요? '기자+쓰레기'입니다.


   지금 시민들은 언론을 별로 신뢰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전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지요. 예전에는 기자는 '사회의 목탁'이라고 불리며 양심적인 직업의 대명사였거든요. 그런데 언론이 군사독재에 굴복해서 친정부적인 기사를 양산하기 시작하고, 이후 자본의 지배까지 받게 되면서 사람들은 언론이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한다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앗! 혹시 저만 그런가요?^^;;) 특히 이제 대부분의 언론이 사회적 약자보다는 기득권층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도 하지요.


   그런 우리들에게 '기자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이 '스포트라이트'입니다. 2002년에 보스턴에서 일어난 '카톨릭 신부 아동 성추행 사건' 취재 과정을 그려낸 영화지요. 

   '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 글로브 신문사 내의 특별취재팀 이름입니다. 독립부대처럼 움직이면서 부정이나 비리에 관련된 사건을 찾아 집중적으로 취재하는 팀이지요. 어떤 사람들인지 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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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왼쪽에 있는 사람이 팀장인 월터, 그 옆에 있는 사람이 새로온 국장인 마티, 그 다음이 저돌적인 행동대장 유형의 마이크(어벤져스에서 헐크로 나오지요^^), 피해자들을 만나는 일을 담당한 사샤, 그 옆은 스포트라이트 팀은 아니지만 옆에서 돕는 브래들리, 제일 오른쪽 사람은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일을 담당하는 맷입니다. (그러니까 스포트라이트팀은 윌터, 마이크, 사샤, 맷 이 4명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보스턴 글로브지에 새로 국장으로 부임한 마티는 스포트라이트팀을 이끄는 월터에게 몇년 전에 있었던 신부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시 제대로 취재해보라고 권유합니다. 단발적인 기사나 칼럼으로는 나갔지만 심층 취재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보스턴은 카톨릭이 힘이 센 지역이고, 보스턴 글로브신문은 구독자의 53%가 카톨릭 신자였기 때문에 교회의 추문을 파헤치는 기사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지만 스포트라이트팀은 취재를 시작하지요. 이전의 기사들을 다시 검색하고, 과거에 피해자를 변호했었던 변호사를 만나고, 피해자 모임을 꾸려서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대표를 만납니다. 이들은 사실 언론에 대해 포기하고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이전부터 진실을 밝히려고 했지만 언론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거든요. 특히 피해자모임의 대표인 필은 그가 가져온 자료들을 보면서 놀라는 스포트라이트팀에게 이렇게 외치죠.

"이거 다 5년전에 당신들한테 보냈던 자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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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사건을 파고들수록 이 사건이 몇몇 개인의 작은 일탈이 아니라는 것과 카톨릭 수뇌부에서 알면서도 은폐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피해자와 교회의 합의가 정작 피해자들을 배제하고 변호사끼리의 비밀합의로 이루어졌다는 것, 교회에서 피해자들에게 찾아와서 회유하기도 하고 은근히 협박하기도 했다는 것 등도 하나씩 밝혀지지요. 더욱 슬펐던 것은 보스턴 글로브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이들의 취재활동이 알려지면서 직간접적으로 이들의 활동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래의 인물들이 그런 사람들인데요, 보스턴 카톨릭 자선위원장, 피해자를 대신해서 교회와 비밀합의를 한 변호사, 그리고 보스턴 추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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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들은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그 기사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를 건드리면 신의 벌을 받을 것이다, 학교나 지역의 명예가 실추된다, 사과 몇 알이 썩었다고 상자를 버릴 수는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어도 스포트라이트팀은 멈추지 않고 진실에 접근해 갑니다. 그러다가 그들은 놀라운 진실에 닿게 되지요. 보스턴에만 성추행과 관련이 있는 신부가 90여명이고, 교회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쉬쉬하며 그들을 다른 곳으로 발령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그들은 드디어 그 기사를 내보냅니다. 진실이 승리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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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사실 영화가 끝난다음에 나옵니다. 이런 멘트와 함께 엄청난 지역의 명단이 이어지거든요. "대형 성추행이 드러난 지역은 다음과 같다." 너무 많은 지명으로 인해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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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도, 우리 나라는 명단에 없더군요.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다니..ㅜㅜ)


   이 영화는 '기자는 어때야 하는가', '언론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이정표를 제시하는 멋진 영화이지만, 목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 일들이 성당에만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우리 나라에서도 얼마전에 유명한 목회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의 진실 폭로, 그것을 덮으려고 한 교회 관계자들,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지라고 설교하면서 다른 곳에 개척해서 수천 명을 모은 목사의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그 한 사람만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영화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스포트라이트 팀의 마이크와 사샤가 대화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마이크가 이렇게 말하지요. "나도 어릴 때는 성당에 다녔어. 크면서 뻔한 이유로 성당을 다니지 않게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언젠가는 성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지. 그런데... 이번 사건 취재를 하면서 가슴 속의 무언가가 깨졌어." 아..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까..ㅜㅜ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우리 모두는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렇기에 함부로 다른 사람을 정죄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요. 하지만 그 잘못이 힘 있는 자들에 의해서 계속 은폐되거나,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외면된다면 그것은 심각한 범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그런 일들이 교회 안에서 일어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고 많은 사람들을 믿음에서 떠나게 하는 무서운 범죄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은혜로 다 덮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드러내고 회개하며 용서를 구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용기이며 사랑이지요.


  인터넷을 보다보니, 스포트라이트 팀의 실제 인물과 배우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더군요. 꽤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들을 캐스팅했더군요. 이들이 이 시대의 진짜 영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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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profile
    신종욱 2016.06.20 10:27

    오랜만에 영화 다운로드 한번 해보고 싶어지네요.
    아.. 목사님과 X맨을 또 함께 봤어야했는데.. 그 명작이 벌써 끝나다니.. ㅠ

  • profile
    송문영 2017.01.26 12:17
    마지막 사진 완전 멋지네여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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