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영화도 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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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이런 가면을 쓴 사람을 보셨나요? 이 가면은 '가이 포크스'라는 사람의 가면입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인공이 쓰고 나와서 유명해진 가면이지요. 이 사진 때문에 이번 영화를 소개하게 되었어요^^

   영화의 주인공이 쓴 가면은 이런 모습입니다. 확실히 더 멋지긴 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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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가이 포크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를 해야겠네요. 영화 첫 부분에도 나오는데요, 가이 포크스는 1605년 11월 5일에 영국의 의사당을 폭파시켜서 왕과 귀족들을 죽이려고 한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종교 때문이었지요. 그는 카톨릭교 신자였는데 당시 왕이었던 제임스 1세는 영국 국교도여서 카톨릭을 핍박했거든요. (어휴.. 당시에는 카톨릭과 개신교의 싸움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하나님은 얼마나 애통해 하셨을까요..ㅜㅜ)

   그들의 계획은 누군가의 밀고로 인해 발각되고 공모자들은 모두 붙잡혀서 처형당합니다. 그리고 제임스 왕은 11월 5일을 감사절로 지정해서 국왕이 무사한 것을 축하하며 불꽃놀이를 했지요. (하지만 물론 카톨릭 신자들은 그를 영웅으로 생각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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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흐르면서 어느덧 가이 포크스는 저항을 상징하게 됩니다. 소설이나 만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하구요. 특히 이 영화로 인해 전체주의적 정부에 대항하는 저항의 아이콘이 되지요. 그래서 이번에 광화문 촛불집회 때 이 가면을 쓴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마침 11월5일이 토요일이기도 했구요^^


   자, 이제 영화로 들어가볼까요?

   영화의 배경은 2040년 영국입니다. 3차 대전과 각종 재난으로 세계가 황폐해지자 강력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서틀러가 이끄는 당이 국가를 합법적으로(!) 장악합니다. 그리고 그는 사방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비밀경찰을 동원하고 통금을 실시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등 사람들을 강력하게 통제하지요.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는 대강 짐작하시겠지요? 조금이라도 정부에 대해서 반대하거나 불평하는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서 제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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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틀러가 누구를 상징하는지는 금방 아시겠지요? 이름도 누구를 생각나게 하잖아요^^ 예, 맞습니다. 바로 히틀러입니다. 히틀러도 1차대전 이후의 독일의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 속에서 독일 사람들의 열광적인 지지에 힘입어 합법적으로 정권을 잡았거든요. 그리고는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요. 유대인들을 대량 학살한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이고, 우수한 아리안족을 만든다는 명목으로 장애인들도 많이 죽였습니다. 결국 전쟁을 일으켜서 세계를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구요. 그 냉철한 이성을 가진 독일인들이 그를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것을 보면 정말 이해가 안간다니까요. ㅜㅜ 사실, 이게 그 당시 독일만의 이야기겠습니까? 안보와 경제라는 핑계로 국민의 자유를 통제하고 통치했던 권력은 우리도 낯설지 않잖아요?  


   여주인공 이비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부모님은 정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끌려가서 돌아오지 않았구요. 이비가 밤거리를 가다가 비밀경찰들에게 걸려서 위험에 빠졌을 때 갑자기 가면을 쓴 괴력의 남자가 나타나 구해주지요. 그는 자신을 'V'라고 부르라고 합니다. 영화 제목이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인데요. 벤데타가 '피의 복수'라는 뜻이니까 그는 복수의 화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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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5일에 V는 국영방송국을 장악하고는 TV에 등장해서 사람들에게 각성하고 봉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지요. 좀 길지만 인용해볼게요.

   "... 지금 이 나라는 대단히 잘못되었습니다. 잔악함, 부정이 만연하죠. 한때는 자유로운 비판과 의사표현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온갖 감시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하죠. 어쩌다 이렇게 됐죠? 누구 잘못입니까? 물론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고 그들은 그 대가를 치르겠지만 이 지경이 되도록 방관한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두려웠기 때문이죠. 수많은 테러와 질병 재난이 여러분의 이성을 마비시켰죠. 공포에 사로잡힌 여러분은 서틀러 의장에게 구원을 요청했고 그는 질서와 평화를 약속하며 침묵과 절대복종을 요구했지요... 공평함, 정의, 자유는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관점입니다... 나와 생각이 같고 추구하는 것에 공감한다면 1년 뒤 11월 5일에 의사당 앞에서 들고 일어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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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번에는 위험에 빠진 V를 이비가 구해주게 되어서 이비는 V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상황을 통과하면서 V도 이비도 조금씩 변하게 되지요. V는 사랑을 알게 되고, 이비는 두려움을 이기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수수께끼의 인물인 V의 과거도 드러나게 되지요. V는 수십년 전 국가의 생체 실험으로 인해 만들어졌던 사람이었거든요. 수용소에 화재가 났던 날 큰 화상을 입고 그곳을 탈출한 후 가면을 쓰고 숨어 지내면서 그 때 자신을 감금하고 실험했던 사람들을 하나씩 살해하고 결국 국회 의사당까지 파괴하려고 준비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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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이 있습니다. 서틀러 의장이 정권을 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져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죽게 된 일이었는데요, 알고보니 그 바이러스도 정부에서 퍼뜨린 것이었습니다. V가 TV에서 한 말처럼 사람들에게 공포를 일으켜서 권력에 복종하게 만든 것이었지요! 이런 사실들은 정부의 지시에 의심을 품은 경찰인 핀치 경감의 조사로 인해 하나씩 드러나게 됩니다. 물론 진실을 알게 된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갈등에 빠지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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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시간은 흘러 1년이 지나고 11월 5일을 20여일 앞둔 어느날, 런던의 집집마다 택배가 배달됩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었을까요? 바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이었습니다! 런던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서틀러 의장은 질서를 잡는답시고 더 큰 폭력으로 진압을 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과잉진압으로 사람들도 죽게 되지요. 진압과 저항이 반복되면서 런던은 점점 더 혼란해집니다.

  

   그리고 V가 제안했던 11월 5일 자정이 가까워지자 군인들은 의사당을 둘러싸고, 의장은 통금을 어기는 사람들은 테러범으로 간주해서 처벌하겠다고 발표합니다. 과연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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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자정이 가까워지자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하나둘 의사당으로 모여듭니다. 그리고 그 행렬은 곧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내지요. 광화문 촛불 집회처럼 거대한 흐름 말입니다! 군인들은 결국 총을 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시민이 이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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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자정을 알리는 시계 소리와 함께 의사당은 V의 약속대로 폭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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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막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는군요. 찬성표가 232표나 나왔다고 하니 민심이 무섭긴 무서웠나 봅니다. 국민들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대통령 한 명 바꾸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된 시스템을 고쳐서 열심히 일하는 보통 사람들이 대가를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러므로 앞으로가 더욱 중요합니다.


   기독교인이 시위에 참여해도 되는가의 문제를 놓고 '위에 있는 권세에 굴복하라'는 로마서 13:1-2의 말씀의 해석과 적용이 논쟁이 되었습니다. 보수적인 목사님들은 그 말씀을 인용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은 기도만 해야지 시위에 참여하면 안된다고 하셨지요.

   하지만 저는 성경도 당시 사회 배경을 감안해서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바울의 서신들은 교리서도 아니고 교회에 보낸 목회 편지거든요.

   

   바울이 로마교회에 편지를 써서 보낼 당시는 아직 기독교가 소수여서 생존이 불분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반제국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었지요. 또한 바울은 세상의 종말이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개혁하는 것 보다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매진했지요. 그리고 복음을 전하며 다니는데 있어 무정부적 무질서보다는 제국주의의 평화가 상대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권세에 굴복하라고 권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제 기독교는 제법 큰 힘을 가지게 되었고, 종말은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복음을 전하는 것 못지 않게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된 것입니다. 

   또한 당시는 주권이 황제에게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국민이 위에 있는 권세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제 로마서 13:1-2는 '무조건 굴복하라'고 해석하기 보다는 '책임 있는 자세로 참여하라'고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의사당이 폭파되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는 장면입니다. 이제 한사람 한사람이 침묵과 복종에서 벗어나서 자유와 정의를 요구하며 저항하는 주체가 된다는 의미겠지요. 그 때 핀치 경감이 이비에게 묻습니다. "그(V)는 누구였소?" 이비가 대답하지요. "그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 당신, 나, 우리 모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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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결국 불의를 용인하는 것이 됩니다. 국민을 섬기라고 세운 권력이 잘못된 길로 가면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바로잡아야 하지요. 물론 저항의 방법은 상황과 성향에 따라 다양할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이렇게 기도해야겠습니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Comment '1'
  • profile
    신종욱 2016.12.10 19:17
    사도바울도 천국에서 무지무지 답답했을 듯.. 사도바울에게도 저에게도 사이다 영화평이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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