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영화도 보셔야죠?

   반전 영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유주얼 서스펙트'나 심은하의 '텔미 썸씽'처럼 예상치 못한 사람이 범인이라거나 '식스 센스'의 부르스 윌리스처럼 귀신이라거나 하는 영화 말이지요. 아, 피오나 공주가 못생기게 (물론 우리의 기준에서 볼 때를 말합니다^^) 변신하는 기발하고 유쾌한 반전의 '슈렉'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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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로맨틱 코미디 종류의 영화가 제 예상을 뒤엎을 줄은 정말 몰랐네요. 제 인생 최고의 반전 영화라고 부를 수도 있는 영화가 바로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미 비포 유 (Me Before You)'입니다. 더구나 묵직한 질문까지 던져주지요. (그러니까 영화를 앞으로 볼 계획이신 분들은 이 글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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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을 먼저 소개할까요? 로맨틱 코미디니까 남녀 주인공이 있겠지요?

   먼저 남자의 이름은 윌 트레이너. 잘생기고 부자고 만능 스포츠맨이고 멋진 애인이 있고, 능력 많은, 그러니까 거의 완벽한 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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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니, 영화 제목이 뜨기도 전에 그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척수에 손상을 입어서 목 아래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가 되고 맙니다. 당연하게도 매사에 신경질적이고 삐딱한 성격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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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점에서 여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이름은 루이자 클라크.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화려하진 않지만 예쁘고 생기발랄하고, 희한하고 엉뚱한 패션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딘가 엉성하고 실수를 많이 하는 친구지요. 그녀가 윌의 간병인으로 채용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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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 되면 어떤 식으로 영화가 흘러갈지 아시겠죠? 안하무인의 재벌 남자와 가난하지만 당당한 여자의 러브스토리는 여기저기서 울궈먹은 내용이잖아요?

   당연히 처음에 온 그녀를 보고 윌은 틱틱댑니다. 그리고 루이자도 지지 않고 맞서구요. 그렇게 아웅다웅 다투다가 알콩달콩 정이 드는 그런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윌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함께 산책도 나가고, 무엇보다 다시 웃기 시작하지요. 서로 사랑에 빠지고 있다는 것도 뻔합니다.


   그런데 그런 뻔하디 뻔한 스토리가 진행되다가 루이자가 우연히 윌의 부모님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분위기가 바뀝니다. (보통 한 번쯤 위기가 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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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보니 윌은 자신의 처지가 너무 싫어서 죽고 싶어한다는 것이죠. 으악!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윌은 혼자서 자살시도를 했고, 그러지 말아달라는 부모에게 6개월만 더 살아보고 그래도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면 합법적으로 자살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스위스 병원에서 존엄사를 맞이하고 싶다고 했던 것입니다. 그 와중에 루이자가 오게 된 것이었지요.


   이 사실을 알게 된 루이자. 처음에는 자신이 자살 감시자로 고용된 것 아니냐며 분개하지만 이내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됩니다. 바로 윌이 자살할 생각을 바꾸도록 최선을 다해서 윌과 시간을 보내겠다는 것이지요. 루이자는 이제 열심히 공부합니다. 척수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들, 그들의 심리 등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죠. 책을 보고 인터넷을 뒤지면서 윌과 어떻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지를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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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실행에 옮깁니다. (다행히도 윌이 돈은 많았으니까요. 당연히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루이자를 돕구요)

   경마장에 갔다가 진흙탕에 빠져서 고생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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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짜르트 연주회를 가서는 감동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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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는 비행기를 타고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서 드디어, 키스를 하며 사랑을 고백합니다. 아,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윌과 진한 키스를 한 루이자는 윌에게 자신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고 말합니다. 자살하겠다는 쓸데 없는 생각을 버리고 말이지요. 자신이 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제 윌이 삶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돌아와서 루이자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 영화가 아름답게 끝이 나는 것이지요. 크~~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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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으악! 윌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합니다. 아, 이게 반전입니다!

   윌은 루이자에게 자신은 이전의 삶을 너무나 사랑했고, 그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한 자신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더 이상은 하기 싫다고 합니다. 그리고 루이자를 사랑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자신에게 얽매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탁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함께 해 달라고. 루이자는 펑펑 울며 도망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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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저는 정말 영화가 이렇게 진행될 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윌이 마음을 돌리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가지고 있었구요. 하지만, 결국 윌은 스위스 병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루이자가 패션을 공부하고 새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유산을 남겨주고요. 루이자도 결국 그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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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도 존엄사가 논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부터 이른바 'well-dying법'이 시행되지요. 물론 영화에서처럼 그냥 회복될 수 없다는 이유로 죽음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고, 말기 암환자나 식물인간 등 소생이 불가능한 경우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의학계에서는 존엄사라는 말을 쓰지 않고 '연명치료 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아니, 세상에 100%라는 것은 없으니까 거의라는 말로 바꿔야겠네요) 없는 상황에서 인공호흡기나 투석기에 의존해서 생명을 억지로 연장하는 것은 무의미한 행위이며, 당사자나 가족들에게 오히려 더 큰 고통을 안겨주므로 차라리 자연스럽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담고 있지요.

 

   그런데 환자의 자살을 돕는, 영화에 나오는 스위스의 병원은 실제로 있는 병원입니다. 이름은 '디그니타스'. 라틴어로 존엄이라는 뜻입니다. 1998년에 지어졌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7,764명이 안락사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도 18명이 있다고 하네요!) 물론 아무나 죽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죽을 수 있지요. 또한 직접 죽이는 것은 아니고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약을 지어줍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연명치료 중단보다는 더 광범위하게 죽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모토를 가지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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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모토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저는 모든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므로 영화의 윌과 같은 선택은 잘못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니, 생명에 대해서는 선택권이 없지요. 그 누구도 생명에 대해서 (그것이 설사 자신의 것이라도!) 주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는 하나님이 빠져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기는 하지만요) 

   아니, 영화에 하나님이 등장하기는 합니다. 루이자의 엄마가 크리스천으로 등장하거든요. 루이자로부터 윌의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격렬하게 반응하지요. "그건 살인이야! 어떻게 부모가 자식이 죽는 것을 도울 수 있다는 말이야!" 그러면서 루이자가 거기에 가담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이야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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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윌이 하나님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요? 힘들지만 다시 한 번 살아보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그의 아픔과 고통의 크기는 저로서는 이해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그의 결정에는 찬성할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희 교회의 지체들이 생각났습니다. 저희 교회에도 두 분의 척수 장애인이 계시거든요. 두 분 다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불의의 사고로 척수를 다쳤고, 가족들과 휠체어의 도움으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윌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그 분들도 저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과 슬픔, 좌절과 고통을 겪으셨고, 지금도 겪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계시지요. 그 분들의 존재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부끄러움과 희망을 동시에 주고 있습니다.

   그날이 오면 그분들도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 마음껏 달리면서 하나님을 예배할 것입니다. 아, 저도 그 장면을 얼른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와는 별도로, 죽음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시대정신에 대해서는 저도 반대합니다. 무조건 이 땅에서 생명을 연장하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천국에 대한 소망이 없는 사람들에게나 합당한 자세 아니겠습니까? 이 땅위에서 누리도록 주신 생명을 가볍게 생각해도 결코 안되겠지만, 그것이 이 땅에 대한 집착으로 변질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도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아예 기록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이 땅에서의 생명과 사명을 소중히 여기되 천국 소망을 지니고 살아야겠습니다. 우리는 하늘과 땅의 이중국적자이며, 이 땅에서 하늘을 사는 사람들이니까요.     


     


     

Comment '4'
  • profile
    장현기 2017.01.24 09:26
    영화를 본후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싶은 영화지요
  • profile
    송문영 2017.01.26 03:44
    생명의 주권은 하나님께 잇다고 믿지만 남자주인공의 마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서 안타깝기도 햇어여
  • profile
    장영기 2017.01.26 06:18
    그래.. 나도 안타깝기는 했지..
  • ?
    박선영 2017.01.26 10:56
    작년 여름에 책으로 먼저읽고 최근에 집에서 영화로 봤어요.. 보통 영화로는 원작을 못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상상했던 주인공들과 매우 흡사한 캐스팅이였던거 같아요.. 많은것을 다시한번 생각케 하는 영화였습니다. 책도 적극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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