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영화도 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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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960년대 흑인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심한 불평등, 좌절 등으로 인해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흑인인데다가 여성이니 차별도 더욱 심했을테구요. 그런데 'Hidden Figures'는 그런 상황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그려냈습니다. 그런 노골적인 차별과 불평등을 이겨내고 자신의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흑인 여인들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그려낸 것이지요. 

   더더욱 놀라운 것은 그 인물들이 모두 실존 인물이었다는 것이고, 더더더욱 놀라운 것은 그 분야가 우주항공 분야라는 것입니다. 아니, 그 당시에 정말 그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요? 이런 말도 안되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먼저 이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만나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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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캐서린. 수학의 천재입니다. 저는 알아듣지도 못할 유클리드 기하학, 해석학, 오일러의 공식 등을 중얼거리면서 거의 모든 계산을 암산으로 해내는 천재 중의 천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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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시. 나사(NASA)에서 일하는 흑인 여성들의 대모와 같은 역할입니다.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혀서 컴퓨터 (당시 IBM이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나오더군요)를 운용하지요.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보면서 독학으로 사용법을 익힌 것도 천재나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더 대단한 것은 다른 흑인들에게 그것을 가르쳐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지요. 진정한 리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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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메리. NASA최초의 흑인 엔지니어를 꿈꾸는 여인입니다.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백인 학교에 들어가서 공학 과정을 먼저 이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판사를 설득해서 입학 허가 명령을 받아서 공부한, 당찬 여인이지요. 판사를 설득하는 장면을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이 우주 탐사를 놓고 경쟁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자꾸 소련이 한발씩 앞서 가는 통에 NASA에는 비상이 걸리게 되었지요. NASA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서 소련을 앞질러야 했습니다. 그 일은 현재 존재하는 수학을 뛰어넘는 수학을 발견해야 하는 일이었고, 숫자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아야 하는 일이었지요. 말 그대로 천재중의 천재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또, 이 당시에는 아직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에 로켓의 궤도, 발사 각도, 압력 등 모든 수식을 사람이 계산했더군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수치가 잘못되면 실패로 돌아가기 때문에 계산의 정확도는 매우 중요했습니다.


   캐서린은 수학 실력을 인정받아서 Space Task Group으로 발령받아서 사무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숫자를 검토하는 전산원으로 들어간 것이지요. (그것조차 흑인으로서는 처음이었습니다.) 문을 연 그녀 앞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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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들어간 지 3초 후, 한 연구원이 다짜고짜 쓰레기통을 주면서 "어제는 쓰레기통을 안 비웠더군"이라고 말합니다. 백인 남성들은 흑인 여성이 연구원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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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흑인 여성용 화장실을 찾아 800m 떨어진 건물로 비를 맞으며 뛰어 가고, 흑인용 커피포트를 사용하며, 수식의 대부분을 가린 자료를 받아서 계산을 해야 하는 등 눈에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는 차별을 견디면서 작업을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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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그녀의 천재성은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녀가 바로 숫자 너머를 볼 수 있는, 천재 중의 천재였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천재성은 그룹의 책임자인 해리슨 본부장의 눈에 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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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그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정의감에 넘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뭔가를 추진하려고 하는데 걸리적거리는 방해물들은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지요. 새로 주문한 컴퓨터가 너무 커서 방에 들어가지 못하자 바로 해머로 벽을 부숴버리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보기에 캐서린과 같은 천재를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너무나 비합리적인 것이었고, 그래서 그런 비합리적인 관행을 철폐합니다. 독불장군이니까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지요.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멋있는 부분을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해리슨이 '나사에선 화장실 구분은 없다'면서 흑인여성전용 화장실의 팻말을 부숴버리는 장면을 꼽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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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해리슨의 도움으로 결국 캐서린은 자신의 천재성을 유감 없이 발휘해서 로켓 발사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되고, 그와 별개로 도로시는 컴퓨터 프로그램 그룹의 리더가 되며, 메리는 최초의 흑인 엔지니어가 되지요. 완벽한 해피엔딩입니다. 약간의 재미로 아슬아슬한 장면을 넣기는 했지만 솔직히 별로 아슬아슬하지도 않아요^^ 아무튼 행복해지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영화를 보면 저는 살짝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정말 괜히 그래요) 몇몇 영웅담으로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거든요. (물론 이 영화가 그런 의도로 만들어졌을리는없겠지만요)

   당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정말 비인간적이었습니다. 흑인들은, 이 영화에서처럼 멀리 있는 화장실에 가야하는 정도가 아니라 멸시와 폭력에 늘 노출되어 있었지요. 물론 영화에서처럼 몇몇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야 나름대로 인정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솔직히 당시에 흑인이 NASA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놀라웠어요!) 대부분의 흑인은 아무리 뛰어나도 인정받지 못하고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기독교인들도 그런 차별에 동참했구요.

   그런 인종차별이 그나마 나아지기 시작한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연대와 투쟁의 결과입니다. 부당한 제도에 이의를 제기하고 시위하고 저항하는 과정을 통해서 쟁취해낸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고 아이들에게 "봐. 열심히 공부하면 어려움도 이기고 성공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하면 반쪽만 이야기한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도 하되, 부당하게 차별 당하는 약자들의 상황에 눈을 뜨고 그들 편에 서서 제도를 바꾸하고 이야기해야 그리스도인 답게 키우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영화 최고의 명대사는 3명의 주인공이 먼저 승진한 사람에 대해 부러워할 때 한 명이 한 대사, '누군가의 도약은 우리 모두의 도약이야.' 입니다. 차별받는 자들끼리 경쟁하려고 하지 말고 연대하자는 강력한 메시지거든요.


   제목이 왜 'Hidden Figures'인지 아시겠지요? 엄청난 우주 탐사의 업적 뒤에는 차별 받으면서 이름 없이 수고했던 흑인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제목을 보니 성경에도 수많은 'Hidden Figures'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울에게 다윗을 소개했던 이름 없는 신하가 있고, 나아만에게 엘리사를 만나 보라고 권유했던 이스라엘 여자아이도 있고, 예수님께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드려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어린아이도 있으며,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고 눈물로 그 발을 적신 죄를 지은 한 여자도 있습니다. 바알에게 무릎꿇지 않은 7000명도 있구요. 또한 믿음장이라고 불리는 히브리서 11장에는 아브라함, 모세 등과 같은 영웅들도 있지만 마지막에는 핍박을 받으면서도 믿음을 지켰던 수많은 '어떤 이들'이 등장하지요. 아, 복음은 이렇게 수많은 'Hidden Figures'들에 의해서 이어져서 오늘 우리에게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자꾸 이름을 내려고 합니다. 조금만 잘해도 드러내고 싶어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하지요. 그래서 대형교회에서 주방 봉사는 잘 안하려고 하고 주차 봉사를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주차 봉사를 하면 사람들에게 얼굴을 많이 알릴 수 있기 때문이라나요.--;; 어휴, 그렇게 'Unhidden Figures'가 되어서 이 땅에서 상을 다 받으면 나중에 하늘에서는 상급이 없는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찬송가가 생각나네요. 특히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라는 마지막 구절이 말입니다. 그 구절을 부르며 이 땅 곳곳에서 묵묵히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 수많은 'Hidden Figures'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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